1. 서론
1961년에 인류는 처음으로 지구권을 벗어나 우주 공간을 유인 비행하고, 1969년에 최초로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지구의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1,2]. 1970년대부터 소련(현재 러시아)과 미국이 독자적으로 건설하고 운영했던 우주정거장(샬루트, 스카이랩, 미르 등)은 1998년부터는 세계 16개국이 국제 공동으로 참여하여 건설하는 협력 상황으로 바뀌어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이라는 우주 건축물로 탄생하였으며, 지금까지 우주탐사를 위한 우주공간의 과학실험실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3]. 그 후부터 약 20년이 지나 세계 우주탐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Artemis Project)를 통해 달에 다시 인간을 보내고, 달 표면에 기지를 건설하여 지속적인 탐사를 수행할 것을 발표하였다[4]. 또한, 미국의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 엑스(SPACE-X)는 화성을 식민지화하여 향후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5].
이렇듯 우주는 더 이상 우리에게 단순히 탐사하는 공간이 아니며, 우주관광, 우주활용 서비스 등의 우주산업화와 유인 우주탐사를 통한 삶의 공간으로 영역이 확장되는 새로운 우주, 즉, 뉴스페이스(new space)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한 계획과 달리, 지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우주에서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지구는 인간에게 적절한 대기 압력과 산소, 그리고 삶에 필요한 물과 풍부한 자원을 제공하지만, 우주 공간과 다른 천체는 그야말로 척박한 환경의 불모지이다. 이러한 우주에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환경 제어 및 생명유지지원시스템 (environmental control life support system, ECLSS, 이하 생명유지시스템)’ 기술이 필요하다. 생명유지시스템이란, 극한의 환경인 우주 공간 및 달, 화성 등의 행성에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공기, 물, 압력, 온도 등을 공급하고 제어하는 장치로써 사람이 머무르며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시스템은 1960년대에 일회용 장치로 개발되었으며, 사용 시간에도 제한이 있었으나 스카이랩(Skylab)과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 개발되어 장기간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다[6–8].
본 논문에서는 머큐리(Mercury), 제미니(Gemini), 아폴로(Apollo), 스카이랩, 국제우주정거장 등 미국 NASA에서 개발해온 생명유지시스템을 중심으로 시스템의 구성과 역사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NASA-RP-1324(1994)” 문서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아울러 현지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생명유지시스템과 우리나라의 생명유지시스템 개발 현황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2. 생명유지시스템의 개발역사
생명유지시스템은 Fig. 1과 같이 잠수함에서 사용되는 생명유지시스템을 토대로 개발하였으며[10] 우주에서 최초로 이를 적용한 연구 사례는 동물실험에서 시작되었다. 1957년, 옛소련은 스푸트니크 2호(Sputnik II)에 라이카(Laika)라는 개를 태워 우주로 발사하였으며[11] 1958년, 미국은 주피터(Jupiter) 미사일에 고르도(Gordo)라는 이름의 원숭이를 태워 생명유지시스템의 기능을 시험하였다[12]. 초기의 생명유지시스템은 바랄림(baralyme)을 이용한 이산화탄소(CO2)의 흡수, 산소 공급을 위한 압력용기, 단열재에 의한 온도제어, 다공성 물질을 이용한 수증기 흡수, 폐기물 저장 장치로 구성되어 단순히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열을 제어하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의 생존을 위한 물과 음식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생명유지시스템은 오픈 루프(open-loop) 시스템으로써, 약 15분가량의 짧은 운영 시간 동안만 생존이 가능하였다. 이후, 생명유지시스템은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였으며, 현재에 이르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1958년대 이후, 미국은 머큐리 프로젝트를 통해 1.56 m3 크기의 작은 볼 형태의 캡슐형(capsule) 유인우주선을 개발하였다. 이때, 개발된 생명유지시스템은 우주인 한 명의 생존이 목적이었으며, 우주복과 연결되는 압력 슈트 서브시스템(pressure suit subsystem)과 우주선 내 공기제어를 위한 선실용 서브시스템(cabin subsystem)으로 구분된다. Fig. 2는 머큐리에서 사용된 생명유지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우주복 서브시스템에서 우주인의 헬멧과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고체 트랩(solid trap)은 내부 직경 2.5 cm, 길이 86 cm이 실리콘 코팅 호스와 연결되어 있으며, 40 µm보다 큰 입자를 필터링한다. 고체 트랩을 통과한 가스는 우주의 마이크로중력 환경을 보상하기 위해 개발된 원심분리형의 압축기와 연결된다. 압축기는 두 개가 병렬로 연결되어 있어 한 개의 압축기에 장애가 발생하였을 때, 자동 혹은 수동으로 다른 하나의 압축기를 작동시킨다. 압축기를 통과한 가스는 이산화탄소 및 악취 흡수제와 연결되며, 수산화 리튬(lithium hydroxide, LiOH)과 활성탄(activated charcoal)으로 구성되어 있다. LiOH의 이산화탄소 흡수 반응은 아래와 같다[13].
흡수기를 지나 반응에서 나온 Li2CO3와 물은 우주복 열교환기(suit heat exchanger)로 들어가 약 4℃로 냉각되고 응축되어 냉각수 탱크(water coolant tank)에 저장된다. 물 분리기(water separator)는 피스톤 펌프와 스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펀지에 물과 가스가 여과되면 펌프에 의해 스펀지를 짜내어 물을 응축수 탱크에 저장한다. 순환된 산소, CO2 및 냄새 제거, 냉각 및 제습은 우주복의 허리에 위치한 입구로 되돌아가게 되고 내부의 열과 수증기 및 이산화탄소를 수집하여 재순환하게 된다[13]. 이와 같이, 압력 슈트 서브시스템의 역할은 우주인에게 적절한 대기 환경을 제공하고 온도, 습도를 제어하는 것이다[14].
선실 서브시스템은 팬, 선실용 열교환기(habitat heat exchanger), 릴리프 밸브(relief valve), 실내 공기 흡입/배출 밸브(habitat atmosphere inlet/outflow valve)로 구성되어 있어 실내 환기 및 온도와 대기 압력을 조절한다. 선실의 대기 압력은 34.5 kPa이고, 조성은 산소 100%이다. 또한, 지구로 귀환 시, 우주선이 바다로 착륙할 것을 대비하여 잠수함용 스노클(snorkel)이 장착되어 있다[13].
머큐리 프로젝트에서 생명유지시스템의 주요 기능은 산소공급, 열제어, 압력제어, LiOH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흡수, 대기 중 유해물질 제거 등으로써 공기 환경 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과 음식은 우주선 내에 실어 저장하였으며 소변과 같은 사람의 노폐물은 수집하여 우주 공간으로 배출하였다.
머큐리 프로젝트의 후속 연구인 제미니 프로젝트는 달에 사람을 보내기 위한 아폴로 프로젝트의 선행 연구로써, 14일 동안 우주 저궤도에서의 우주선의 성능과 우주인의 활동성을 시험하고 다른 우주선과의 도킹기술, 선외활동(extravehicular activity)의 수행 및 기초 우주과학 실험 등을 목표로 하였다. 제미니의 캡슐은 2.26 m3으로써 두 명의 우주인이 생활할 수 있는 거주 공간이다[14]. 이때 사용된 생명유지시스템은 머큐리에서 사용한 장치와 거의 유사하지만 산소가스용기, 열교환기, 수분분리기 등이 변화하였다. 이에 대한 내용은 Table 1에 기술하였다.
머큐리 | 제미니 | 비 고 |
---|---|---|
고압저장탱크 | 초임계 산소 저장탱크 | 저장탱크의 무게 및 크기 감소 |
열교환기와 스펀지 형태의 수 분리기의 분리 | 열 교환기와 수 분리기의 통합 | 신뢰도 증가 및 전력소모/무게 감소 |
ECSS 구성품의 배치 개선 및 모듈화 | 유지보수 용이 |
Adopted from Wieland with public domain [9].
1961년 5월 25일,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달의 유인탐사와 지구로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한 아폴로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15]. 이를 위해 머큐리와 제미니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된 생명유지시스템의 기초적인 능력을 토대로 아폴로 프로젝트에서는 이전에 사용된 생명유지시스템보다 더 복잡한 시스템으로 발전하였다. 아폴로는 5.9 m3의 공간에서 3명의 우주인이 총 14일 동안 생활이 가능하도록 생명유지시스템이 설계되었으며, 명령/서비스 모듈용(command/service module, CSM)과 달 착륙 모듈용(lunar excursion module, LEM)으로 구분된다[12,14]. 각 모듈의 생명유지시스템은 다시 머큐리, 제미니에서 사용된 것과 같이, 우주복용과 선실용 서브시스템으로 나뉜다. 아폴로의 생명유지시스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물관리시스템이다. 이전의 생명유지시스템은 물을 탱크에 저장하여 사용하였으며, 소변과 같은 사람의 폐기물은 수집하고 배출하였다. 그러나 아폴로 CSM의 생명유지시스템에서는 서비스 모듈에 위치한 3개의 연료전지(fuel cell)[16]와 산소 탱크로부터 물을 생성하고 공급하도록 개발되었으며, 이로 인해 생명유지시스템용으로 탑재되는 물의 무게가 감소하였다. 또한, 아폴로 생명유지시스템에서는 물을 정화하는 기술이 포함되었으며 이를 위해 차아염소산 나트륨(sodium hypochlorite)을 24시간마다 물에 추가하였다. 다만, LEM에서는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 물을 탱크에 저장하여 사용하였다.
아폴로 생명유지시스템의 또 다른 점은 선실의 대기조성의 변화이다.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발사 시 선실 내 산소농도는 100%였기 때문에 화재 위험성이 매우 컸다. 이로 인해 3명의 우주인이 사망하였다. 그래서 아폴로는 발사 시, 선실 내 가스조성을 질소 60%, 산소 40%로 사용함으로써 화재 안전성을 증가시켰으며 생명유지시스템 기술에서 화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17].
스카이랩은 미국의 첫 번째 우주정거장으로써 오랫동안 우주에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함과 동시에 마이크로중력 환경에서의 다양한 실험과 우주과학 임무를 수행하였다. 스카이랩은 우주인의 활동공간인 OWS(orbital workshop)와 에어락 모듈(airlock module, AM)로 구분되며, 생명유지시스템은 에어락 모듈에 배치하였다. 스카이랩의 생명유지시스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대기관리시스템과 화재감지 기능이다. 스카이랩의 선실대기압은 34.5 kPa로써 질소가스 28%, 산소가스 72%를 혼합하여 조성하였으며 이산화탄소의 제거를 위해 기존의 LiOH 대신 2개의 제올라이트 계열의 몰리큘러 시브(molecular sieve)를 이용하였다. 화재 감지의 경우, 우주선 내 공간이 361 m3으로 커짐에 따라 우주인의 직접적 관찰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자외선 화재 감지기를 설치함으로써 화재의 감지를 자동화하였다. 이러한 스카이랩 임무는 우주에서 사람이 장기간 거주가 가능하게 된 연구의 자료로 활용되었다.
우주왕복선 궤도선 프로그램은 우주탐사의 비용을 낮추고, 우주로의 접근성이 증가하기 위해 재사용이 가능한 수송기를 개발하는 것으로써 궁극적인 목표는 영구적인 유인우주정거장의 건설이었다. 궤도선의 부피 74 m3으로써 기존의 우주인보다 약 2배가 많은 평균 7명의 우주인이 7일 동안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됨에 따라 생명유지시스템은 혁신적인 변화를 하였다. 이는 현재의 국제우주정거장 생명유지시스템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써 대기압은 101 kPa, 조성은 산소 22%, 질소 78%로써, 잠수함의 설계 조건과 동일하며 지구 환경과 유사하다. 특히, 궤도선의 생명유지시스템은 우주인의 생활 편의성 측면에서 크게 개선되었다. 우주인은 물의 정화를 위해 소변을 배출하고 이를 활용하여 주기적으로 아이오딘(iodine)을 공급해 왔으나, 본 궤도선에서는 미생물 체크밸브를 추가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물에 아이오딘의 조성을 조절하였다. 또한, 우주인의 물질대사에 의해 배출되는 고체 배설물은 가방(bag)에 보관해왔는데, 이를 대신한 변기 겸용 의자를 추가하였다. Fig. 3은 물 관리 시스템(water management system) 을 보여주고 있다. 우주는 마이크로중력 환경이기 때문에 물의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서 질소가스를 이용하여 물탱크를 가압하는 방식으로 물을 수송시켰다. Fig. 4는 폐기물 관리시스템 (waste management system)으로써 우주로 고체 폐기물을 배출하거나 탱크로 수집하였으며, 소변은 필터와 팬 원심분리기(fan separator)를 이용하여 선실의 대기습도를 조절하는데 활용하였다.
3. 현재 생명유지시스템의 개발 현황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세계 16개국이 참여하여 1998년 11월부터 건설을 시작하여 2011년 건설을 완료하였다[18]. 국제우주정거장의 생명유지시스템은 초기 단계에서는 러시아가 전체 모듈에 산소를 공급하였으며, 이에 러시아의 생명유지시스템 장비인 일렉트론(Electron)을 이용하여 전기분해에 의해 산소를 생성하고 공급하였다[19]. 또한, 프로그레스(Progress) 수송선에 의해 6개의 산소용기, 6개의 질소용기, 물 등을 지구로부터 공급받아 다른 ISS 모듈로 분배하여 공급하였다[20]. 국제우주정거장의 대기 환경은 질소 78%, 산소 21%, 이산화탄소 1%이며, 온도는 18.3℃에서 26.7℃를, 상대습도는 25%에서 75%를 유지하며 대기압은 101.4 kPa이다[21, 22].
그러나, 이러한 국제우주정거장의 생명유지시스템 운영에는 많은 예산과 물자가 소모되었다. 이에 미국 NASA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한 생명유지시스템(regenerative environmental control and life support system, R-ECLSS) 개발에 힘써왔다[23]. R-ECLSS는 크게 물정화시스템(water recovery system, WRS), 산소발생기(oxygen generation system, OGS)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정화시스템은 물 처리장치(water processor assembly, WPA)와 소변처리장치(urine processor assembly, UPA)로 구성되며, 산소발생기는 산소발생장치(oxygen generation assembly, OGA), 공기활성화시스템(air revitalization system, ARS), 사바티어(sabatier)와 이산화탄소 제거 장치(carbon dioxide removal assembly, CDRA)로 구성되어 있다. OGS는 2007년, WRS는 2008년[24], 사바티어는 2010년[25], CDRA는 2002년[26]에 각각 ISS에 설치되어 현재 운영되고 있다. NASA의 R-ECLSS의 개념도는 Fig. 5와 같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우주정거장의 생명유지시스템은 각 장치들이 비교적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오픈루프(open loop) 시스템이었으나, 장치의 성능 개선과 사바티어 시스템의 추가로 인해 폐루프(closed loop) 시스템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은 공기 40%, 물 90% 이상의 재순환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7].
Fig. 6과 같이, 국제우주정거장의 물처리장치는 폐수저장탱크의 물을 미립자 필터(particulate filter)와 무기 및 비휘발성 유기 오염 물질의 제거를 위한 다중 여과 필터(multifiltration beds)를 거쳐 이송된다. 그런 다음, 물은 열 교환기와 촉매반응기를 거쳐 원심 가스/물 분리기(gas/liquid separator)로 전달되며, 이때 분리된 가스는 선실로 공급한다. 물은 전기 전도도 센서를 이용하여 순도를 확인하여 정화되지 않은 물은 재처리하고, 정화된 물은 이온 교환 베드(ion exchange bed)를 통과하여 남아있는 산화 생성물을 제거하며 아이오딘을 첨가하여 잔류 미생물을 제거한다. 그 뒤, 저장 탱크에 물을 저장하여 우주인의 식수, 생활수, 음료 등에 사용된다[19].
Fig. 7은 소변처리장치이다. 국제우주정거장 모듈 내 위치한 위생 구역으로부터 소변을 수집하고 화학물질과 세척수로 처리한 뒤, 폐수 저장 탱크에 저장된다. 폐수 저장 탱크에 충분한 양의 물이 모이면 소변처리장치는 자동으로 작동되며, 회전식 증류 장치(distillation assembly)에 의해 증류함으로써 액체와 오염 물질을 분리하여 물을 회수한다. 증류된 액체는 Fig. 3의 폐수저장탱크(waste water tank)에 저장되어 물처리공정을 거치게 된다[19].
Fig. 8은 산소발생장치를 보여주고 있다. 산소발생기는 연료전지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전기분해에 의해 산소와 수소를 생산한다. 생산된 산소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선실로 공급되어 우주인의 호흡에 사용됨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며 이는 CDRA로 전달된다[28].
Fig. 9와 같이, CDRA로 전달된 이산화탄소는 ① → ②흡수베드(adsorbent Bed) → ③의 과정을 거쳐 CO2를 제거한다. ①의 건조베드(desiccant Bed)에서는 흡착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공기 중의 수분은 실리카 겔(silica gel)에 의해 제거하며, 제올라이트 13X(zeolite 13X)는 공기 중 유해물질이나 CO2를 일차적으로 제거한다. ②번 베드에서는 제올라이트 5A(zeolite 5A)를 이용하여 CO2를 제거하는데, 제올라이트 5A은 제올라이트 13X에 비해 CO2 제거 능력이나 재생성이 우수하다. ③번에서는 선실의 습도조절을 위해 건조한 공기가 실리카 겔이 흡수한 수분을 다시 공급받아 선실로 전달된다. ①, ②, ③번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④의 흡수베드에서는 기존에 흡수된 CO2를 열 히터에 의해 에너지를 가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제올라이트와 탈착시키며, 탈착된 CO2는 Sabatier로 배출된다. 제올라이트가 CO2를 흡수하여 포화 상태가 되면 ②번 베드는 재생모드로 바뀌고, CO2의 흡수는 ③, ④, ①의 순서로 다시 진행하게 된다.
OGS에서 생성된 수소(H2)와 CDRA에서 포집되어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사바티어에서 다음과 같은 화학적 반응에 의해 물이 생성되어 WPA로 공급되며, 메탄은 우주로 배출된다.
이러한 R-ECLSS로 인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급하는 물을 약 65%, 연간 2,850리터를 줄임으로써 운영비용을 절감하였다[19]. 이렇듯, 생명유지시스템은 머큐리 프로젝트부터 시작하여 지속적인 성능 개선과 기술 개발을 통해 발전해 왔으며 이를 Table 2와 같이 요약하였다.
생명유지시스템은 1960년도부터 연구 개발되어 끊임없이 기술의 발전을 이루어 왔지만, 여전히 달, 화성과 같은 지구로부터 더 먼 우주 환경에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생명유지시스템이 완전한 폐루프의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물, 산소, 질소 등을 지속적으로 보급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유지시스템에 현지자원활용(in-site resource utilization, ISRU)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지자원활용 기술은 달, 화성 등에 존재하는 행성 자원을 활용하여 물이나 산소와 같은 자원을 추출, 생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통해서 자원의 보급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달의 남극을 착륙지로 선정하였는데, 이는 달 남극의 표토에 존재하는 얼음 형태의 물을 추출하고 정제하여 우주인에서 물과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또한, 생명유지시스템과 현지자원을 활용한 수소와 메탄 등의 로켓 엔진 개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화성 유인우주탐사는 현재의 생명유지시스템을 공기 75%, 물 98%의 폐루프 시스템으로 바꾸어야 하는데[27], 이를 위해 2020년, MOXIE(mars oxygen ISRU experiment) 미션을 통해 화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산소를 생성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30]. 이러한 현지자원활용 기술과 생명유지시스템 기술의 접목은 진보된 생명유지(advance life support)라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는 2019년부터 생명유지시스템에 대한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생명유지시스템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다양한 분 야가 접목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의 기술을 스핀온(spin-on)함과 동시에 우주 환경을 고려한 기초 연구가 수행 중에 있다. Fig. 10과 Fig. 11은 현재 개발중인 생명유지시스템의 개략도를 보여준다. 한국의 생명유지시스템은 공기정화장치, 이산화탄소 제거장치, 산소발생장치 등의 공기관리시스템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 중이며 이에 대한 개발 계획을 Fig. 12와 같이 수립하였다.
4. 결론
본 논문에서는 유인 우주탐사에 사용되어온 생명유지시스템의 역사와 발전 과정, 국내외 생명유지시스템의 개발 현황 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생명유지시스템은 유인우주탐사 역사와 함께 하였으며, 국제우주정거장의 핵심 시스템으로써 우주인들이 안전하게 체류하며, 다양한 마이크로중력 환경 활용 실험과 우주과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류의 산업기술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이제 세계는 그동안 머물러 있던 지구 영역을 벗어나 달과 화성으로 향하고 있다. 달궤도에 건설될 계획인 루나 게이트웨이(lunar gateway)와 향후 달 및 화성 표면에 건설될 유인 우주기지를 통해 다시 한번 생명유지시스템 기술은 진일보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생명유지시스템 기술과 유인우주탐사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생명유지시스템의 공기관리시스템 분야에 대한 지상모델을 개발하고,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우주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선행 기술들이 있으며, 아직 유인 우주기술 분야는 우선순위에 밀려 있다. 하지만 시대적 유인 우주탐사 흐름에 발을 맞추어야 국제협력이 가능하고, 특히 유인우주기술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분야이기에 지속적인 관심과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생명유지시스템과 우주인이 우주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하며, 기반기술로서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