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우주 개발의 New Space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인공위성 개발의 방향이 소형화 및 대량화로 변화하고 있으며, 소형 로켓 시장의 활발한 성장과 함께 재사용 로켓 개발을 통해 인공위성의 저궤도 진입 장벽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SpaceX사의 Starlink 프로젝트 및 OneWeb사의 OneWeb 프로젝트를 필두로 초소형위성 거대 군집운용 임무(mega constellation)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초소형위성은 궤도상 수명에 비해 임무 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임무가 끝난 후에 제어 불가능한 우주쓰레기 상태로 저궤도 상에 오랜 시간 잔존하게 되며, 이는 임무를 수행하는 다른 인공위성에 큰 위협이 된다. 이러한 우주쓰레기에 대한 위협과 우주 환경 오염에 대해 NASA의 케슬러가 지난 1978년부터 경고하였으며, 거대 군집운용 임무뿐만 아니라, 2007년 중국과 2021년 러시아의 자국 위성 요격 시험, 2009년 이리듐-코스모스 위성 충돌 등과 같은 사건을 통해 케슬러 신드롬(Kessler Syndrome)은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우주 환경 악화에 대한 문제는 국제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어 왔으며, IADC(Inter-Agency Space Debris Coordination Committee)에서 저궤도 인공위성의 궤도상 수명을 25년 이하로 권고하는 ’25년 가이드라인(25-Year Guideline)’을 제시하였고, UN,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등과 같은 국제 기관에서 우주쓰레기 경감과 우주 환경 보호를 위한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NASA 및 ESA 등과 같은 각국의 우주 기관들 또한 이러한 행보에 동참하여 우주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추세이다[1].
우주쓰레기 경감을 위하여 해외에서는 이미 초소형위성 기반의 폐기 기동(post-mission disposal, PMD) 기술 검증 임무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Surrey 대학에서는 폐기 기동 검증 임무를 위한 3U 초소형위성 DeorbitSail과 InflateSail을 개발하여 각각 2015년, 2017년에 발사하였고, 특히 InflateSail은 박막 전개 장치를 성공적으로 작동시켜 초소형위성 기반 폐기 기동 기술을 검증하였다[2,3]. 미국 NASA와 캐나다의 Toronto 대학에서도 각각 3U 초소형위성 TechEdSat-4, CANX-7을 개발하여 박막 전개 및 지구 대기권으로의 폐기 기동에 성공하였으며, 영국의 Glasgow 대학에서는 초소형위성용 Deorbit 모듈을 개발하여 전개 시험까지 수행하였다[4–6]. 우리나라에서는 충남대학교에서 태양돛 추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3U 초소형위성 CNUSail-1이 개발된 사례가 있지만, 아직까지 위성 폐기 기동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위성이 개발 및 발사된 사례는 없다[7].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랑데부/도킹 임무를 수행하는 KARDSAT(KARI Rendezvous & Docking demonstration SATellite) 프로젝트를 위해 Chaser(6U)와 Target(6U) 위성을 개발하였다. 두 위성들 모두 ‘25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임무 종료 후, 각각 폐기 기동을 실시한다. Chaser는 랑데부/도킹 임무 수행 후의 잔여 추진제를 통해 스스로 대기권으로 추락하여 소멸하며, Target은 추력기가 탑재되지 않기 때문에 항력 증대 장치(Drag Augmentation Device)를 별도로 탑재하여 서서히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폐기 기동을 실시하게 된다. Fig. 1은 KARDSAT 프로젝트의 임무 운영 시나리오를 나타낸 그림이다. 발사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임무 궤도도 미정 상태이며, 한국형발사체(KSLV)를 참고하여 고도 700 km를 기준으로 임무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8].
본 논문에서는 KARDSAT 프로젝트의 Target 위성에 폐기 기동 임무 목적으로 탑재되는 항력 증대 장치(이하 전개장치)의 개발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한 초소형위성용 전개장치에 대한 기술은 New Space 시대의 필연적 이슈인 우주쓰레기 문제를 경감시키고,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초소형위성 궤도 수명
인공위성의 궤도상 수명은 고도 및 궤도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계산되며, 특히 위성이 저궤도에 위치할수록 궤도상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궤도에 희박하게 존재하는 공기 분자에 의한 마찰이다. 식 (1)은 인공위성에 미치는 대기 저항력을 나타내는 수식이고, 위성의 속도 및 표면적이 계산 결과에 주요 인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9].
특히, 초소형위성은 표면적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같은 고도에 있더라도 중, 대형 위성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궤도상에 머물게 된다. 그리고 초소형위성의 임무 수명은 비교적 짧기 때문에 저궤도 환경에서 우주쓰레기로 남겨질 확률이 더욱 높다. Table 1은 STK(System Tool Kit)을 통해 태양 지향 자세를 가정한 6U 초소형위성이 고도 700 km에서 머무는 시간을 추정한 결과를 나타낸다. 궤도운동 진행 방향의 표면적이 0.03 m2이라고 가정할 때, 위성이 폐기 기동 없이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태양활동의 불확실성(σ)을 고려하더라도 최소 60년 이상이며 최대 145년까지 궤도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당 초소형위성에 박막(membrane) 전개 장치를 탑재하여 항력을 증대시키는 경우, 약 1 m2 표면적의 박막만 펼쳐도 해당 위성은 3년 이내에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져 소멸한다. 그러므로, 우주쓰레기로 인한 저궤도 우주 환경 악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초소형위성 설계 시에 폐기 기동을 위한 추가적인 장치를 탑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초소형위성은 공간과 전력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시스템에 적합한 소형 항력 증대 장치를 필요로 한다.
Parameter | Value |
---|---|
Epoch time | Dec 1, 2021 |
Orbit | Sun-synchronous Orbit (SSO) |
Altitude | 700 km |
Area | 0.03 m2 |
Mass | 4 kg |
3. 항력 증대 장치
항력 증대 장치는 일반적인 태양돛(Solar Sail) 전개 장치와 마찬가지로 박막, 지지대(붐), 전개부로 구성된다. 우선 박막은 위성이 저궤도 상에 존재하는 희박한 공기 분자들을 통해 공기 저항을 극대화하는 역할이다. 본 연구에서는 25 μm 두께의 Mylar 필름을 사용하였으며, 태양돛 임무와는 다르게 반사율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므로 박막의 두께 및 내열성 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전개 완료되었을 때 박막의 크기를 9 m2 이상이 되도록 설계 및 제작하였다. 붐은 전개 시에 박막을 지지하는 역할로 Steel 재질의 Tape Spring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전개부는 붐을 전개시키는 역할로서 모터 사용의 유무에 따라 수동 및 능동 전개 방식이 구분되며, 본 연구에서는 박막과 붐의 안정성을 위해 모터를 활용한 능동 전개장치를 개발하였다. 모터는 Surrey 대학의 InflateSail에 탑재된 Maxon 모터를 활용하였으며, 이는 InflateSail이 우주 환경에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Space Heritage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해당 모터와 호환이 되는 전용 컨트롤러 및 오픈 소프트웨어가 제공되므로 개발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Table 2는 전개장치의 구성 부품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였다[10].
Fig. 2는 전개장치가 탑재된 KARDSAT Target 위성에 대한 형상이다. 약 2 U 공간에 전개장치가 탑재되며, 위성의 구조체에 대한 설계 변화를 최소화하고 공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박막 저장 공간을 외부에 설계하였다. 그리고 Target 위성이 우주 공간에서 Deployer로부터 사출될 때, 간섭이 없도록 고려하였다. 또한, 전개 장치의 질량 요구사항은 할당된 공간 비율에 따라 3 kg 이내로 설정하였으며, 실제 박막과 붐을 포함한 전개 장치 모듈의 측정 질량은 약 2 kg 정도이다.
Fig. 3은 전개장치의 초기 설계 모델을 나타낸 그림이다. 전개부(deployer)의 Spindle을 중심으로 붐과 모터가 체결되어 있으며, 모터가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면서 Spindle에 고정되어 있는 붐이 전개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붐이 전개되면서 전개부 내에 존재하는 빈 공간과 붐의 복원력에 의해 내부에서 임의로 펼쳐지는 Blossoming 현상이 발생하였다. Blossoming 현상이 발생하면 모터가 작동하더라도 붐이 펼쳐지려는 복원력과 전개부 벽면의 마찰에 의해 붐이 정상적으로 전개되지 않는다(Fig. 4). 붐과 벽면의 마찰을 줄이기 위하여 Fig. 5와 같이 롤러를 적용하였지만, 여전히 Blossoming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전개 시 붐에 작용하는 힘의 방향과 롤러의 운동 방향이 달랐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결국 Blossoming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붐이 내부에서 임의로 펼쳐지는 것을 억제하는 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Fig. 6과 같이 Compression Spring 개념을 도입하였다. 전개부 내에 감겨 있는 붐이 펼쳐지지 않도록 사방에서 일정한 힘을 가하는 방식이다. Fig. 7과 같이 내부에 스프링이 존재하여 붐의 사방에 일정한 힘을 가할 수 있고, 붐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의 끝부분에 Teflon 재질을 적용하였다. 위와 같은 재설계 과정을 거쳐 Blossoming 현상을 해결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전개 장치의 최종 형상을 Fig. 8과 같이 KARDSAT Target 위성의 구조체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11].
박막의 접는 방식에 따라 전개장치의 박막 전개 효율성과 박막 탑재 효율성이 달라진다. 박막 접기는 크게 가로 접기 방법(horizontal folding method)와 세로 접기 방법(vertical folding method)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은 전개 및 탑재 관점에서 장단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특징을 Table 3에 정리하였다. 가로 접기 방법은 붐 전개 방향과 접음선(creasing line)이 수직이지만, 접음선이 서로 교차하지 않기 때문에 찢어짐의 위험성이 낮고, 위성에 탑재 및 저장이 쉬우며, 박막의 흘러내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접음선과 전개 시 가해지는 힘의 방향이 평행하여 박막이 완전히 펼쳐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세로 접기 방법은 붐 전개 방향과 박막의 접음선이 평행하여 찢어짐의 위험성이 낮으며, 가로 접기 방법에 비해 비교적 접기가 쉽고 전개 시에 완전히 펼쳐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박막 탑재가 느슨할 수 있으며, 완전히 전개되기 전에 박막이 흘러내릴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공간이 제한적인 초소형위성의 특성을 고려하여 탑재 및 저장이 용이하고, 전개 시 박막의 안정성을 우선으로 판단하여 가로 접기 방법을 채택하였다[7, 12].
4. 전개 시험
전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붐이 전개됨에 따라 박막도 함께 펼쳐져야 하기 때문에 붐과 박막을 나일론 실로 연결하였다. 또한, 박막의 두께가 25 μm로 매우 얇기 때문에 전개 시에 붐과 연결되어 있는 박막의 끝부분이 찢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박막의 연결 부위에 캡톤 테이프를 부착하여 찢어짐의 위험성을 줄이고자 하였다. 그리고 Fig. 9와 같이 박막과 전개부 사이에도 스프링을 활용한 연결 및 고정을 실시하여 박막이 원활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전개장치의 모터의 적용 유무에 따른 비교를 위해 Fig. 10과 같이 전개 시험을 실시하였다. 모터가 없는 수동 전개장치의 경우 붐의 복원력을 통해 박막이 빠르게 전개되었지만, 이에 따른 붐의 불안정한 전개와 박막의 찢어짐에 대한 위험성이 존재하였다. 모터를 통한 능동 전개 장치의 경우 박막이 비교적 느리게 전개되었지만, 붐과 박막 모두 매우 안정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수동 및 능동 전개 모두 가로 접기 방법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완전히 펼쳐지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 11은 Maxon 모터를 사용하여 3 m 사이즈의 박막을 전개 시험한 그림이다. 가로 접기 방법을 적용하여 시험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박막이 완전하게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저장된 박막이 흘러내리거나 쏟아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Fig. 12는 네 방향으로 3 m × 3 m 사이즈의 박막이 모두 전개된 상태를 나타낸 그림이며, 중심부의 6U 초소형위성 구조체와 비교하여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전개 시험 시에 간혹 붐이 불안정하게 전개되거나 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였다. 이는 붐의 재질 및 구조적 특성에 의해 발생되는 문제인데,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Tape spring을 사용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강성이 대칭이 아니다. 따라서, 특정한 방향으로 붐이 굽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박막 전개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정 모양의 CFRP 재질의 붐 혹은 TRAC 붐을 활용하기도 한다[13, 14].
5. 결론
본 논문에서는 KARDSAT 프로젝트의 Target 위성에 탑재되는 초소형위성용 항력 증대 장치 개발에 대해 기술하였다. 우주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박막의 사이즈를 분석하였고,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전개장치를 설계 및 제작하였다. 또한, 전개부와 붐 사이에 발생하는 Blossoming 현상을 Compression Spring을 적용하여 해결하였으며, 모터를 사용하여 3 m 사이즈의 박막을 전개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붐의 불안정성이 아직 해결 과제로 남아있으며, 붐에 대한 구조적 보강을 실시하여 미세 중력 환경에서의 전개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우주쓰레기로 인한 임무 후 폐기 기동 및 심우주탐사를 위한 태양돛 임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