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탐사선은 2016년 1월 개발사업이 시작되어 2022년 8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어 현재 달 고도 100 km 상공의 극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달 궤도선 다누리이다. 다누리는 개발당시에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KPLO)로 명명되었으며, 이후 국민 명칭 공모를 통하여 ‘다누리’라는 이름이 선정되었다.
다누리는 당초 1년간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었으나 잔여 연료량 및 본체 부품의 영향성 분석에 따라 2025년까지 2년의 임무가 연장되어 총 3년간의 임무가 수행될 예정이다[1]. 다누리는 임무 운영 기간 동안 탑재되어 있는 5기의 과학장비에 의해서 달 표면 및 달 주변 우주환경에 대한 과학조사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 과학탑재체 중 달 표면 광물을 특성을 조사하기 위한 감마선 분광기인 KGRS(KPLO Gamma Ray Spectrometer,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달 표면과 우주공간의 자기장을 측정하기 위한 자기장측정기인 KMAG(KPLO Magnetometer, 경희대학교), 달 표면의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하기 위한 카메라인 LUTI(Lunar Terrain Imager, 한국항공우주연구원)와 광시야 편광카메라인 PolCam(Wide-field Polarimetric Camera, 한국천문연구원)은 국내의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학이 개발을 주도한 국내 과학탑재체이며, 달의 영구음영지역인 PSR(Permanently Shadowed Region)을 촬영하기 위한 ShadowCam은 국제협력 탑재체로써 미국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의 지원으로 Arizona State University가 개발하였다. 4기의 국내 과학탑재체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 과학임무를 수행하는 탑재체로써 다누리의 과학임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으로부터 1년 뒤인 2024년 1월부터 일반 대중에게 제한 없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러한 우주탐사 과학임무는 국민의 지지와 관심을 바탕으로 국가의 예산에 의해서 수행된 연구개발사업이며, 과학의 공익성이라는 측면에서 과학자료의 공개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전문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이를 활용하여 과학적, 교육적 성과를 일궈내는 것은 우주탐사 과학임무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달 탐사를 비롯하여 다누리 이후의 우주탐사 과학임무로부터 획득되는 과학자료의 저장 및 일반 공개는 사용자가 데이터 활용에 용이하도록 구축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Planetary Data System(PDS)과 유럽 우주청(European Space Agency, ESA)의 Planetary Science Archive(PSA)를 벤치마킹하여 KARI Planetary Data System(KPDS)를 개발하였으며, 2024년 1월부터 인터넷을 통하여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어 전문 연구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국내 과학탑재체가 획득한 과학자료를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달 궤도선 다누리의 관제 및 운영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전 본원에 위치한 KPLO 심우주지상시스템(KPLO Deep-space Ground System, KDGS)에서 수행되고 있다. KDGS는 심우주지상안테나(Korea Deep Space Antenna, KDSA), 실시간운영부체계(Real-time Operating Subsystem, ROS), 임무계획부체계(Mission Planning Subsystem, MPS), 비행역학부체계(Flight Dynamics Subsystem, FDS), 영상처리분석부체계(Image Calibration and Analysis Subsystem, ICAS), 과학자료관리부체계(Science Data Management Subsystem, SDMS)와 이를 지원하는 서버들로 구성되어 있다(Fig. 1). 다누리의 과학탑재체가 획득한 과학임무 자료의 수집, 저장, 배포, 공개 등의 관리도 심우주지상시스템 내의 부체계(subsystem) 중 하나인 과학자료관리 서브시스템(SDMS)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자료관리 서브시스템(SDMS)은 다누리의 국내개발 과학탑재체가 획득한 달 탐사 과학데이터가 텔레메트리 형태로 심우주지상국이 수신하게 되면, 이를 처리 및 분석하기 위해서 각 과학탑재체 개발기관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외부기관의 제공과 저장, 관리의 역할을 수행하는 KDGS의 부체계가 SDMS이다.
SDMS는 KDGS의 폐쇄망 내에서 운영되는 과학자료관리모듈(SDMM, science data management module)과 외부 인터넷망에서 운영되는 KPDS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외부의 과학탑재체 개발기관은 텔레메트리 형태의 과학데이터를 내려 받고, 처리된 과학데이터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기 위해서는 KPDS에 sFTP로 접속해야 한다. 그러나 처리된 과학데이터를 일반 대중이 내려 받기 위해서는 HTML5 호환 웹브라우져를 이용하여 KPDS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별도의 가입이나 인증절차 없이 누구나 과학데이터를 검색 및 내려 받을 수 있다. 자세한 KPDS의 기능과 사용에 대해서는 2.2절에서 다루었다.
2. 우주탐사 과학자료의 공개
지구 이외의 천체에 대해서 우주탐사 과학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국가들은 과학데이터를 공개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서론에서 언급하였듯이 이를 위한 대표적인 시스템으로써 미국 NASA의 PDS와 유럽 ESA의 PSA를 예로 들 수 있다.
PDS의 총괄관리는 NASA의 Goddard Space Flight Center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우주탐사 과학임무나 데이터의 성격에 따라 node로 구분하여 미국 내 대학 혹은 비영리 연구기관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PDS의 기술적인 개발과 지원을 담당하는 것은 jet propulsion laboratory가 수행하고 있다.
PDS는 우주탐사 과학데이터의 공개뿐만 아니라 과학데이터의 사용자들이 활용하기 용이하도록 우주탐사 과학데이터의 표준을 개발하는 역할도 수행하는데, 이러한 표준 역시 PDS라고 불리우며 현재 4번째 버전이라는 의미로써 PDS4라고 불린다. PDS4는 국제표준규약에 의해서 지정된 표준은 아니지만 현재 우주탐사 과학임무를 수행하는 국가들(주로 미국과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이를 표준으로 채택하여 우주탐사 과학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PDS4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PDS4 Data Dictionary와 이를 적용한 XML 형식의 metadata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PDS 홈페이지(https://pds.nasa.gov/datastandards/about/)에서 확인할 수 있다.
ESA가 참여한 우주탐사 프로그램에서 획득된 과학데이터는 PSA 웹 사이트(https://archives.esac.esa.int/psa/)를 통해서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PSA의 UI(user interface)는 사용자 편의를 잘 고려하여 filter와 검색어를 모두 사용하여 과학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요약된 메타데이터를 검색결과로 보여주거나 마중보기(thumbnail) 그림을 위주로 검색결과로 보여주는 방식과 같은 사용자의 편의를 우선으로 한 검색 및 검색결과 UI는 KPDS를 개발함에 있어서 벤치마킹하였다.
KPDS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 과학데이터를 공개 및 관리하기 위하여 개발되었다. 달 탐사 개발사업이 시작될 무렵에는 KPDS와 같은 우주탐사 과학임무로부터 획득한 과학데이터를 관리 및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SDMS의 개발 담당자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하고 개발을 진행함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 과학데이터 공개시스템이 구축되었다[3].
KPDS의 일반 대중을 위한 과학자료 공개는 KPDS 웹사이트(Fig. 2)를 통해서 이루어질 계획이며, 구체적인 공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2024년 1월로 계획하고 있다. 2023년 11월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탐사선은 달 궤도선 다누리가 유일하기 때문에 KPDS를 통하여 2024년 1월부터 공개되는 과학데이터도 다누리의 국내 과학탑재체 4기가 획득한 과학데이터만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국제협력 탑재체인 ShadowCam의 과학데이터는 미국 NASA의 PDS를 통하여 공개될 예정이다.
KPDS를 이용하여 우주탐사 과학자료를 검색하여 내려받기 위해서는 검색엔진을 이용한 방법과 데이터 디렉토리 내에서 직접 자료를 다운로드 받는 방법 2가지가 있다. 우선 검색엔진을 이용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내려받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KPDS 웹 사이트의 검색(search) 페이지의 좌측 하단에는 directory search라는 링크가 있다. 이는 특정의 검색어를 사용하지 않고 KPDS가 제공하는 불특정의 과학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도록 디렉토리 구조(Fig. 3)를 보여주고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선택할 경우 즉시 데이터를 내려 받을 수 있다.
KPDS 웹 사이트에서 검색 엔진을 사용한 과학데이터의 검색은 각 과학데이터의 메타데이터를 기반의 정보를 기반으로 검색된다. 또한 사용자가 검색어(keywords)를 입력하거나 검색화면 왼쪽에 위치한 필터(Fig. 4)를 이용할 경우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의 특성을 표시하여 검색버튼(돋보기 아이콘)을 클릭할 경우 내려 받고자 하는 과학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다.
사용자가 검색어 혹은 필터를 이용하여 검색한 결과에서 보여주는 마중그림과 메타데이터는 KPDS 웹 사이트에 내장된 뷰어(viewers)를 통하여 그 내용을 자세히 볼 수 있다.
KPDS가 제공하는 우주탐사 과학데이터 중 자료제공자(data provider)가 마중그림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과학데이터 검색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마중그림 뷰어를 ‘Quick View’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해당 마중그림을 클릭할 경우 마중그림 뷰어는 Fig. 6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간단한 영상 처리(밝기, 대조, 확대/축소 등)를 사용하여 해당 마중그림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복수의 마중그림을 선택하여 자세한 비교를 원할 경우에는 1초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마중그림을 보여주는 기능(quicklook/blink)이 있기 때문에 유사한 마중그림 간의 차이를 비교할 수도 있다.
KPDS의 검색엔진을 통하여 제공되는 모든 과학데이터는 PDS4 표준에 따라 생성된 XML 형식의 메타데이터를 동반하게 된다. 이들 메타데이터는 각 과학데이터의 특성 및 관측, 처리 정보를 담고 있으며 KPDS는 이를 기반으로 검색이 이루어진다.
KPDS는 NASA의 PDS4 표준에 따라 XML 형식으로 작성된 메타데이터에 대해서 각 field별 값들을 가독성 좋도록 보여주는(Fig. 7) 뷰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 메타데이터 뷰어는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트리 형태의 XML 구조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다.
3. 결론 및 고찰
본 논문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선이자 달 궤도선이 다누리를 비롯하여 향후 우리나라 우주탐사 과학임무로부터 획득되는 과학데이터를 공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KPDS의 개요와 기능에 대해서 논하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지구궤도 위성에 의한 우주임무를 수행하였으며, 해당 우주임무에 대한 수요기관의 요구에 따라 데이터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특정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제한 없이 데이터를 공개하기 위한 우주탐사 과학데이터 제공 시스템은 없었다. KPDS의 가장 큰 의의는 우주탐사 과학임무의 연구, 교육, 홍보 성과 창출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 과학데이터 공개 및 관리 시스템이라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첫 시작으로 실제 운영 시에 예상하지 못한 이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그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약점 진단, 성능 부하테스트, 예비 운영 등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 따른 사전에 발견되지 못한 이상 상황은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지나, 이에 따른 성능 및 기능 개선 등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주탐사 임무활동에서 획득된 과학데이터에 대해서 공개할 수 있는 정책적 근거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개발과 위성정보에 관한 주요 법률과 규정은 우주개발진흥법, 위성정보의 보급 및 활용 규정, 위성정보 보안관리 규정이 있다.
이들 중 『우주개발진흥법』 제2조 1항과 3항에서는 “우주개발”과 “인공우주물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4].
제2조 1항 “우주개발“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인공우주물체의 설계·제작·발사·운용 등에 관한 연구 활동 및 기술개발활동
나. 우주공간의 이용·탐사 및 이를 촉진하기 위한 활동
이와 같이 우주개발은 인공우주물체를 개발하고 활용하여 수행하는 일련의 연구개발 활동을 의미하며, 인공우주물체에 대해서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구분하고 있으며, 『위성정보의 보급 및 활용 규정』 제 1 조에서 우주개발진흥법 제 17조에 따라 인공위성 위성정보를 보급·활용하기 위하여 관련된 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5]으로써 그 대상을 위성정보에 한정하고 있다. 또한 동 규정 제2조 1항에서도 “위성정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즉, 현행 법규에서 정의하고 있는 위성정보는 인공위성에 의해서 획득한 정보에 한정하고 있을 뿐 우주선과 그 구성품에 의해서 획득한 정보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른 위성정보 보안관리 규정[6]에서도 인공위성에 의한 위성정보만이 대상이므로 현행 법규에서는 우주선에 의한 과학데이터(과학정보)에 대한 관리규정은 전무한 상태이다. 즉, 우주선의 과학임무에 의해서 획득된 과학데이터의 자유로운 공개와 활용을 보장하는 별도의 법적, 정책적 근거가 필요하다
요약컨대 KPDS는 우주탐사 과학데이터의 사용자 편의와 우주탐사를 최우선으로 개발하였으며, 국제협력에 의한 우주탐사 과학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NASA의 PDS4 표준을 적용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2024년 1월 이후 실제 공개 운영함에 따라 부족함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추가적인 개발과 보완은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