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우주감시 활동은 주로 우주공간 상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거나 예방을 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현재 우주 공간에서 운용 중인 많은 위성들 중, 특히 고해상도 지상관측 위성들은 군사 시설 및 관측 대상에 대한 정보를 탈취함으로써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주로 군사 목적의 시설 및 관측 대상을 인지하기 위해 필요한 해상도는 10 m 이내로 알려져 있다. 0.3 m급의 해상도로는 주둔지에 설치된 텐트 및 레이더 시설의 상세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1]. 10 m보다 좋은 분해능을 가진 지구관측 광학위성은 군사적인 목적의 정찰위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이와 같은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위성들을 본 논문에서는 정찰위성이라 지칭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지구관측 위성들의 이미지 해상도가 점점 좋아짐에 따라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지구관측 위성 또한 정찰위성으로 사용될 잠재력이 존재하며[2], 이에 대한 경계와 대응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정찰위성이 관심지역을 관측할 수 있는 위험에 우리가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찰위성의 정확한 위치와 정찰위성의 관측특성(해상도, 최대촬영경사각, 위성의 고도 등)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정찰위성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레이저가 활용될 수 있다. 레이저는 복사 유도 방출에 의한 광증폭 기술로 에너지 응집성, 직진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정찰위성의 관측 기능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인공위성 레이저 추적시스템(satellite laser ranging, SLR)은 레이저반사경을 장착한 인공위성의 경우 수 cm 수준, 우주쓰레기의 경우 수 m 수준으로 거리 측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SLR 시스템은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위성의 위치를 수 cm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하고 위성의 정밀궤도를 산출하는데 사용될 수 있으며[3], 정찰위성의 임무수행을 방해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4]. 특히 SLR 시스템은 우주위험 대응을 위해 필요한 정밀한 위치정보를 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상황별 경보 단계 및 SLR 시스템을 통한 대응 여부만 고려하고, 이에 앞에서 언급한 ‘대응’이라는 단어를 이후에는 ‘SLR 관측 가능 여부’라는 의미로 범위를 좁혀 사용한다.
또한 우리는 정찰위성의 관심지역 관측 가능성 여부를 시뮬레이션 하기 위해서 위성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정찰위성이 관측특성별 관심지역의 관측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정찰위성이 관심지역 상공을 지나가는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사함으로써 각 상황별 시나리오를 도출한다. 이때, 관심지역은 한국천문연구원의 거창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위도: 35.59°N, 경도: 127.92°E, 고도: 934.063 m; 이하 거창SLR관측소)를 기준으로 한다. 해당 관심지역을 지나는 정찰위성은 모두 같은 지상 궤적(ground track)을 갖는다고 가정하였으며, 관측특성을 변경해 가며 분석을 진행한다.
2. 정찰위성의 관측특성별 SLR(Satellite Laser Ranging) 대응 여부에 따른 분류
정찰위성이 운용되고 있는 고도와 직하방향(nadir)으로부터 지상 목표를 지향하는 각도인 촬영경사각(off-nadir)에 따라 정찰위성이 관측할 수 있는 지상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정찰위성의 고도가 높고, 최대 촬영경사각(Maximum off-nadir, Max. off-nadir)의 가용범위가 클수록 정찰위성의 지상관측이 가능한 범위가 더 넓어진다. 거창SLR관측소는 안정적인 SLR 관측을 수행하기 위해 관측소 기준 고도 각 30° 이상인 위성에만 관측을 수행하며, 이를 기준으로 정찰위성의 관측특성과 위치에 따라 다음의 4가지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각 상황에 대한 모사도를 보여주기 위해 상용서비스를 제공하는 SuperView NEO-1 위성의 관측특성(Max. off-nadir: 45°; altitude: 495 km)과 궤도를 기준으로 각 상황을 분류하였으며[5], 이후 언급되는 Case 3에 대해서는 임의의 관측특성(Max. off-nadir: 60°; altitude: 500 km)을 갖는 정찰위성을 가정하여 논의한다.
Case 0의 경우, 정찰위성의 Max. off-nadir 범위 내에 관심지역이 포함되지 않아 관심지역의 관측 가능성이 없는 상황임과 동시에 거창SLR관측소에서도 정찰위성의 관측이 불가능한 경우이다. 이 경우, 정찰위성과 SLR은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평시상황으로써 관심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Case 1의 경우, 정찰위성의 Max. off-nadir 범위 내에 관심지역이 포함되지 않아 관심지역의 관측 가능성이 없는 상황임과 동시에 정찰위성의 위치가 거창SLR관측소에서 관측이 가능한 범위 안에 들어오는 경우를 나타낸다. 이 경우, 정찰위성의 관심지역 관측 위험 없이 SLR을 통한 대응이 가능하며, 안정적으로 정찰위성의 SLR 관측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감시 및 주의단계로 설정하여 지속적인 감시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Fig. 1은 Case 1의 상황을 모사한다. 여기서 파란색 범위는 SLR 관측 가능 범위를 나타내며 노란색 범위는 정찰위성의 고도와 Max. off-nadir에 따른 지상관측 가능 범위를 나타낸다. 검정색 점선은 정찰위성의 ground track이며, 해당 ground track 위 빨간색 점선은 정찰위성이 관심지역을 관측할 수 있는 위치를 나타냄과 동시에 그 위치에 진입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그림의 좌측 하단에는 정찰위성의 관측 특성이 표시된다.
Case 2의 경우, 정찰위성의 Max. off-nadir 범위 내에 관심지역이 포함되어 있어 정찰위성 이 관심지역을 관측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임과 동시에 정찰위성의 위치가 거창SLR관측소 에서 관측이 가능한 범위 안에 위치하는 경우를 나타낸다. Case 1 또는 Case 3의 상황에서 시간이 지나 정찰위성이 관심지역으로 접근하면 Case 2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 경우, 정찰위성의 관심지역 관측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찰위성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며, SLR 관측 범위 안에 정찰위성이 위치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응이 가능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감시 및 경계단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추적과 대응이 요구된다. Fig. 2는 Case 2의 상황을 모사하며, 정찰위성의 위치가 빨간 점선 내에 위치하는 것을 보여준다.
정찰위성의 고도가 높고 Max. off-nadir가 커짐에 따라 정찰위성이 관측 가능한 지상 영역은 넓어지게 된다. 이때, 정찰위성의 관측가능 영역내에 관심지역이 포함되어 관심지역 관측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정찰위성의 위치가 SLR 관측 영역(고도각 >30°) 내에 위치하지 않는 경우를 Case 3로 나타낸다. 이 상황에서는 SLR을 통한 대응방안이 없기 때문에 위험 단계로 구분하였으며 추가적인 대응방안이 요구된다.
Fig. 3에는 Case 3 상황을 모사하며, 정찰위성이 관심지역을 관측할 수 있는 위치(빨간 점선)이 SLR 관측 가능 영역(파란색 영역) 밖에도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 4는 Case 3를 연출할 수 있는 정찰위성의 고도별 Max. off-nadir를 보여준다. 빨간색 실선을 경계로 정찰위성이 이보다 높은 Max. off-nadir를 가질 때, Case 3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Fig. 4의 빨간 실선은 SLR 관측 가능 조건인 고도각 >30°를 기준으로 계산되었으며, SLR 관측 가능 고도각이 낮아진다면 Fig. 4의 Max. off-nadir 값은 더 높아질 것이다. 빨간색 실선 위와 아래로 SLR 관측 가능 고도각이 각각 45°와 15°일 때의 Case 3 연출이 가능한 Max. off-nadir 경계가 나타나며, SLR 관측 고도각이 낮아질수록 Max. off-nadir 값이 더 커지는 것을 보여준다. 해당 경계의 조건보다 낮은 Max. off-nadir를 갖는 정찰위성은 대개 시간에 따라 Case 0 → Case 1 (→ Case 2 → Case 1) → Case 0의 서순을 갖지만, 높은 Max. off-nadir를 갖는 정찰위성은 시간에 따라 Case 0 → Case 3 (→ Case 2) → Case 0의 상황으로 진행된다. 이에 큰 Max. off-nadir의 관측특성을 갖는 정찰위성에 한해 Case 0의 상황에서도 관심 단계가 아닌 경계 단계를 적용하여 위기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우리는 임의로 각 상황별 위기 경보 단계를 구분하였으며, 이는 추후 더 체계적인 조건들을 토대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 Table 1에 임의로 부여한 각 상황별 위기 경보 단계를 정리하였다.
SLR 관측 불가 | SLR 관측 가능 | |
---|---|---|
정찰위성 관측 불가 |
[ Case 0 ] 관심 단계 (또는 경계 단계) |
[ Case 1 ] 감시 및 주의 단계 |
정찰위성 관측 가능 |
[ Case 3 ] 위험 단계 |
[ Case 2 ] 감시 및 경계 단계 |
3. Maximum off-Nadir 각도가 큰 정찰위성의 대응 시나리오
Case 3의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정찰위성은 높은 off-nadir 각도가 요구된다. 본 절에서는 Case 3 상황 중, 정찰위성의 기준에서 관심지역을 관측하기 위한 off-nadir 각도와 관측소 기준에서 정찰위성의 관측위치(방위각, 고도각)를 각 시점별로 계산하고, 정찰위성의 고도를 변경해가며 비교한다. 정찰위성이 관측할 수 있는 Max. off-nadir 각도는 60°로 가정하였으며, 고도 변화에 따른 영향만을 확인하기 위해 같은 ground track을 갖는 궤도를 가정하였고, 궤도 경사각은 98°로 가정하였다(Fig. 5).
시뮬레이션된 정찰위성은 Case 0 → Case 3 → Case 2 → Case 3 → Case 0의 순서를 연출하며 관심지역을 지나간다. Fig. 6은 정찰위성의 고도별로 시간에 따른 off-nadir(빨간 점선)와 고도각(검정 실선)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때, 관심지역이 정찰위성의 off-nadir 값인 60° 이내로 들어오는 지점과 관측소에서의 정찰위성 관측 고도각이 30° 이상인 지점을 회색 점선으로 표시하였으며, 이 점선을 기준으로 각각 Case 0 → Case 3 → Case 2 → Case 3 → Case 0를 따른다. 특히 Case 3인 지점은 회색 배경으로 보여준다.
Fig. 6에서는 정찰위성의 고도가 증가함에 따라 통과 시간이 증가하며, Case 3 기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Case 3의 기간은 위성의 고도별로 각각 13.10 s, 24.06 s, 39.19 s, 59.52 s, 86.88 s의 시간 동안 지속된다. 해당 기간 동안에는 SLR을 통한 대응이 불가능하여 다른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약 20° 이하의 관측 고도각에서도 SLR을 사용할 수 있다면, 700 km 고도 내 Max. off-nadir 60°의 관측특성을 가진 정찰위성들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off-nadir 각도가 커질수록 정찰위성은 관측대상을 더 먼 거리에서 관측하게 된다. 이는 곧 관측 이미지의 해상도 저하 문제로 이어지며, Case 3가 SLR 대응이 불가능한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만 이 시점의 정찰위성이 관측한 이미지가 유효한지도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 정찰위성의 off-nadir에 따른 이미지 해상도 변화는 다음 절에서 논의된다.
4. Case 3 정찰위성 관측 데이터의 효용성
정찰위성이 nadir 방향을 관측하지 않고 off-nadir 각도로 자세를 변경하여 지상을 관측하게 되면, 관측지역과 정찰위성까지의 거리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투과하는 대기의 길이(optical depth)가 증가하여 정찰위성이 관측하는 이미지 해상도에 영향을 미친다. Fig. 7은 지구-관측소-위성 간의 기하관계를 보여주는데, 이 관계를 통해 식 (1)의 off-nadir에 따른 이미지 해상도를 계산할 수 있다[6,7].
여기서 RESnadir)은 정찰위성이 nadir 방향을 관측할 때의 분해능 성능이며 대개, m 단위의 값을 갖는다. h는 위성의 고도, rSLR)은 지구 중심으로부터 관심지역까지의 거리, 그리고 ζ 와 θ는 각각 off-nadir 각도와 위성의 고도각을 의미한다. 이때, 관측소-지구-위성 사이의 각도 γ는 고도 h와 다음과 같은 관계에 있다[7].
Fig. 8은 1 m 해상도를 갖는 정찰위성을 가정하였을 때, off-nadir 각도와 정찰위성의 고도별 해상도 변화를 보여준다. 그림 위 각각의 점선은 정찰위성의 고도와 off-nadir가 결정될 때, SLR 관측소에서 관측되는 고도각을 의미한다. 노란색 점선은 고도각 30°, 빨간색은 고도각 20°, 파란색은 고도각 0°이다. 정찰위성의 고도가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off-nadir 각도에서도 해상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SLR 관측 가능 영역인 고도각 30° 이하에서 1 m 해상도를 갖는 정찰위성이 약 4 m 이상의 해상도로 정찰위성의 관측 성능이 악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Case 3 상황에서 정찰위성의 관측해상도는 제기능을 완벽히 수행할 수 없으며, 계산된 해상도와 Table 2에 제시된 인지에 필요한 최소 해상도를 비교하여 정찰위성의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및 논의
본 논문은 정찰위성의 관심지역 관측 가능성을 분석하고, 거창SLR관측소의 추적 능력에 따라 상황별 대응 방안을 모사하였다. 정찰위성의 관측특성(고도, Max. off-nadir)에 따라 관심지역 관측 위험이 달라짐을 확인하였으며, 각 상황을 Case 0에서 Case 3로 분류하여 그에 맞는 위기 경보 단계와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Case 0은 정찰위성이 관심지역을 관측할 수 없고 SLR 관측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비교적 안전한 상태이다. 반면, Case 3은 정찰위성이 관심지역을 관측할 수 있지만 SLR 관측이 불가능한 위험 상황으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특히, Max. off-nadir 각도가 큰 정찰위성의 경우 SLR 관측이 어려워 대체 감시 및 대응체계가 요구된다.
추가적으로, 정찰위성이 off-nadir 각도로 관측할 때 이미지 해상도 저하가 발생하여 해당 정찰위성의 지상관측 유효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해상도 저하는 정찰위성 고도와 off-nadir 각도에 따라 달라지며, 다른 오차요인들[8]이 존재하기에 위에서 계산된 해상도 또한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이에 따라 Case 3의 위험 단계에서도 정찰위성의 관심지역 지상관측 데이터가 실제로 얼마나 유효한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향후 정찰위성으로부터 관심지역의 관측 여부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 SLR 관측 이외의 보완적인 대응 체계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