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큐브위성의 성능은 전자부품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1]. 이러한 기술 발전과 더불어 큐브위성의 수요는 최근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1], 기존에는 수행하지 못했던 다양한 임무에도 활용되고 있다[2]. 이에 발맞추어 큐브위성에 사용되는 전장품의 성능도 날로 개선되고 있다[3]. 위성을 구성하는 주요 전자부품 중에서도 특히 자세제어 시스템은 EO(earth observation) 사진 촬영, 통신안테나의 지향 정밀도 유지 등 위성의 운영과 임무 수행에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4]. 따라서 위성을 설계하거나 제작 단계에서 자세제어계 시스템의 성능은 궤도 운영 전에 반드시 검증되어야 하는 요소이다. 국내에서도 대학을 대상으로 큐브위성 경연대회가 개최되는 등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운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발사 전 지상에서의 자세제어 시스템 사전 검증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상에서 위성의 운용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최종 비행모델 제작 단계에서 큐브위성의 자세제어 시스템의 검증 절차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검증 절차를 위해 사용되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공기 부양 기술이다. 공기 부양 기술은 마찰을 감소시킴으로써, 정밀하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5]. 공기 부양 기술은 높은 가스 압력을 이용하여 지지 면과 부양체 사이에 얇은 공기층을 형성해 물리적 접촉을 없애, 마찰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런 공기 부양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로는 air-bearing이 있다. 기존의 마찰을 감소시키는 방법들로는 주로 윤활유나 볼 베어링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물리적 접촉이 발생하는 방법이었으나[6], air-bearing에 비해 높은 마찰력이 생기며, 열 발생, 마모 등의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우주 운용환경이 필요한 시뮬레이터는 air-bearing을 채택하는 양상을 보여준다[7–9].
Air-bearing은 다양한 형상으로 설계될 수 있는데[10], 이 중에서도 큐브위성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한 형상은 큐브위성 탑재가 가능한 구 모양의 상단부와 얇은 공기층을 형성해 지지해 주는 하단부를 가진 구형 air-bearing이다. 구형 air-bearing에 대한 많은 선행연구가 진행된 바 있으며, 상용화 또한 이루어져 있는 상태이다[11,12]. Ribeiro는 지상에서 큐브위성의 자세 결정 및 제어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위해 저 마찰의 우주 궤도 환경을 모사하는 저비용의 공기 부양 기반 시뮬레이터를 제작하였다[13]. 이후 시뮬레이터를 활용하여 설계한 제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반작용휠과 자기토커의 정상 작동을 검증하였다. Jovanovic와 공동연구자들은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큐브위성 자세제어 시스템 시험을 목적으로 하는 저비용의 air-bearing을 제작하였다[14]. Physik Instrumente사는 air-bearing을 상용화한 기업 중 하나이며, 50–300 mm의 다양한 크기를 지원하고 1축으론 360도 자유로운 회전, 2축으론 최대 90도까지의 회전을 지원한다. 상용화 되어 있는 구형 air-bearing은 3축으로 360도의 자유로운 회전이 불가능하며, 가격이 높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11]. Woo et al.은 구형 알루미늄 air-bearing을 기반으로, 헬름홀츠 코일과 데이터 측정 및 무선 통신 시스템, 자동 균형 조절 알고리즘 등을 탑재한 큐브위성용 자세제어 시뮬레이터를 제작하였다[15]. 이는 수평면의 두 축에 대해 ±50도의, 수직 축에 대해선 360도의 작동 범위를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큐브위성의 자세제어 시스템을 지상에서 간편하게 검증하기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3축 360도 회전이 가능한 구형 air-bearing의 기초설계를 진행하였다.
2. Air-Bearing 설계의 이론적 배경
Air-bearing은 위성이 탑재되는 구 형상의 상단부와, 이를 지지함과 동시에 공기를 공급하여 상단부를 부양시키는 하단부로 구성되며, 이는 Aerodynamic Levitation과 유사한 형태로 작동한다. Fig. 1은 구형 air-bearing의 개략도로, 공기의 공급으로 인해 형성되는 상단부와 하단부 사이 얇은 공기층이 마찰을 감소시키는 구조이다.
이때 형성되는 얇은 공기층의 유동은 식 (1)에 제시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해당 방정식에서 u는 유동의 속도이며, P는 압력, ρ는 밀도, g는 중력가속도, μ는 점성도이다.
첫 번째 항 ∂u/∂t는 일정한 유량이 공급되므로 시간에 따른 속도의 변화는 없으므로 소거된다. 두 번째 항 (u·∇)u은 유체의 흐름에 따른 속도 변화를 의미한다. 높은 가스 압력 공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압력 차에 비해서 속도 변화는 매우 작으므로, 두 번째 항은 무시할 수 있다. 우변의 중력에 의한 항(ρg)은 생성되는 얇은 공기층의 두께가 1 mm 이하이므로 무시할 수 있다. 따라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압력 구배에 의한 힘과 점성 항이 균형을 이루는 식 (2)와 같은 구조를 가지게 되며, 이러한 유동을 크리핑 유동(creeping flow) 또는 스토크스 유동(stokes flow)이라고 한다. 이러한 유동의 특징은 점성력이 지배적이며 안정적이고 균일한 층류 형태의 흐름이 나타난다.
Air-bearing은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야 한다. 구 모양의 상단부는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유량 공급 시 마찰을 감소시키기 위해 하단부의 표면과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하단부는 상단부와 분리되어 추락하지 않도록 안정적이어야 하며, 상단부의 하중과 유량 공급 시 발생하는 진동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3. Air-Bearing 기초 설계 및 기초 성능 검증
Fig. 2는 구형 air-bearing의 상단부 모델링 이미지로, 반구 2개와 큐브위성 지지대 2개로 구성된다. 3U 크기의 큐브위성은, 10 × 10 × 340 mm의 크기를 가지므로 이를 잘 수납하기 위해 지름이 400 mm인 아크릴 반구를 구매하였고, 큐브위성을 안정적으로 반구에 고정하기 위한 받침대를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2개 제작하였다.
아크릴 반구의 이심률을 측정한 결과, 이심률은 0.0897로 완전한 구가 아니며, 하단부의 이심률이 이 값보다 작으면 하단부가 구에 더 가까워 끼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피하고자 하단부의 이심률을 0.0897 이상으로 설계하였다.
Air-bearing의 하단부는 상단부의 부양을 위해 가해진 압력 차를 이용해 얇은 공기층을 안정적으로 형성해야 한다. Fig. 3은 하단부 단면의 절반을 나타낸 그림으로, 설계 파라미터로는 입구와 출구 사이 각도와, 표면의 이심률이 있다. 연구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본 실험에서는 3D 프린터로 PLA(polylactic acid) 소재를 사용하여 하단부를 제작하였다.
상단부와 하단부 사이 얇게 형성되는 공기층의 각도에 따른 압력분포는 식 (3)으로 나타난다[16]. 식 (3)은 이심률이 0일 때 중심으로부터의 각도인 θ의 변화에 따라 압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식이다.
Fig. 3에는 식 (3)의 각도 변수들이 나타나 있다. 식 (3)의 압력들은 모두 절대압력 기준이며, P0는 대기압, P1은 공급된 압력이며, 0.2 MPa이다. θ는 중심으로부터 임의의 점 사이의 각도를 의미하고, θ0은 중심으로부터 유동이 시작되는 입구의 각도로 0.95도이다. θ1은 중심으로부터 출구의 각도이며, 90도이다. 이때의 θ에 따른 압력분포는, Fig. 4와 같은 양상을 보여준다.
Fig. 4는 입구에서로부터 각도인 θ에 따른 압력분포 및 압력 구배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입구에 공급된 압력을 기준으로 100%로 설정하고, θ가 90도까지 증가함에 따라 압력 강하를 나타내었다. 압력 강하는 θ가 60도를 초과한 이후부터 선형에 근사하게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를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각도의 증가에 따른 압력 구배 그래프를 추가하였다. 압력 구배 그래프에서 θ가 60도를 넘을 때 구배가 0에 가깝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압력 구배는 크리핑 유동에서 유체의 흐름을 주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얇은 공기층에서 크리핑 유동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하단부의 입구로부터 출구까지의 각도는 60도로 설계되었다.
하단부의 이심률은 압력분포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16]. 현재 설계된 하단부의 각도는 60도로, 압력 구배가 60도까지 유의미하게 나타나는 이심률을 선택해야 한다. 이심률 0.2, 0.4, 0.6, 0.8일 때 각도에 따른 압력분포는 Fig. 5와 같이 나타나게 된다.
이심률이 0인 경우는 Fig. 4과 같은 압력분포를 보여주게 되는데, 하단부가 구에 더 가까워 끼는 현상을 피하고자 하단부의 이심률은 0.0897 이상이어야 한다. 설계 시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 공차를 고려하여 이심률은 0.15 이상으로 설정하였고, 60도에서 유의미한 압력 구배를 나타내는 이심률이 0.20으로, 3D 프린터의 출력 한계를 고려해 이심률을 0.21로 채택하였다. 따라서 하단부 표면의 짧은반지름은 200 mm이며, 긴 반지름은 204.5 mm이다.
기체 유량 공급 시스템의 구성은 Fig. 6과 같다. 공기 압축기에서 시작되어 수동 압력 조절기를 거쳐 원하는 입력 압력으로 조정된다. 압력 조정 후, 공기는 배관을 따라 볼 유량계를 지나 air-bearing 하단부에 삽입된 내경 3.6 mm의 철 배관을 통해 상단부와 하단부 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때 부양을 위한 압력은 절대압력 기준 0.2 MPa 이상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높은 압력으로 공급된 유량이 형성하는 공기층의 두께는 식 (4)로 계산된다[13].
해당 식에서 h는 뜨는 높이이자 형성되는 공기층의 두께이며, μ는 공기의 점성도, Q는 유량, R은 상단부의 반지름, m은 위성을 포함한 상단부의 질량, g는 중력가속도, θ1은 중심으로부터 출구의 각도이다. 식 (4)에 사용된 변수들의 값은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
Parameter | Amount |
---|---|
Q | 50 L/min |
θ 1 | 60° |
μ | 18.6 μPa∙s |
R | 20 cm |
m | 5.5 kg |
g | 9.807 m/s2 |
유량에 따라 형성되는 공기층의 두께는 Fig. 7과 같은 양상을 보여준다. 절대압력 기준 0.3 MPa를 공급해 주었을 때 측정된 공기의 유량은 50 L/min였고, 이때 형성되는 공기층의 두께는 약 0.4 mm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얇은 공기층의 유동이 creeping flow와 유사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식 (5)의 형태를 가지는 연속방정식을 활용하였다. Creeping flow의 레이놀즈 수는 1보다 매우 작음을 고려하여 공기층의 유속을 계산한 후 이에 따른 레이놀즈수를 계산하여 검증을 진행하였다.
Fig. 8는 air-bearing 단면을 나타내며, A1은 공기층이 형성되는 면적, A2는 공기유량이 공급되는 입구의 면적, h는 형성되는 공기층의 두께를 나타낸다. 형성된 공기층의 두께는 0.0004 m로, 공급된 체적유량에 비해 매우 작아 체적을 면적으로 간주하여 연속방정식을 통해 계산을 진행하였다. 현재 유량 값은 볼 유량계를 이용해 실험적으로 측정하였으며, 출구 면적으로 나눠주어 유속을 계산하였다. 출구 면적은 400 mm 지름을 가진 구에서 입체각 120도를 가지는 1/4구의 형상으로, 0.1257 m2의 값을 가지며, 이때의 유속은 0.0066 m/s가 나오게 된다.
이를 토대로 식 (6)에 따라 레이놀즈수를 계산하였을 때, 0.178로 1보다 작으며, 이론적으로 creeping flow에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4. 결론
본 연구에서는 3U급 큐브위성의 자세제어 시스템을 검증하기 위한 구형 air-bearing을 설계하고,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제작하였다. Air-bearing으로 마찰을 감소시켜, 지상에서 우주와 같이 3축 자유 회전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설계 파라미터를 고려하였다. Air-bearing의 공기 유동은 크리프 유동으로, 압력 구배와 점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특징이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의미한 압력 구배가 나타나도록 이심률 및 형상의 크기를 설계하였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하였다. 이후 안정적인 공기 부양을 위해 공기 압축기와 수동 압력 조절기를 활용하여 유량 공급 시스템을 설계하고, 압력에 따른 유량의 크기를 측정하였다. 유량에 따라 형성되는 공기층의 두께를 계산한 후, 실질적인 공기 부양 여부를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연속방정식을 활용하여 실험을 통해 측정한 유량 정보를 기반으로 유속을 구해 레이놀즈수를 계산해 본 결과, 1보다 작음으로써 크리프 유동에 근사함을 확인하였다.